날은 풀렸다지만 마음이 좀 추운 날이었다. 그래서 포근한 이불처럼 몸을 감싸는 향기를 만들고 싶었다. 산뜻하고 고요한 그린티와 약간의 무화과 향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우디계열과 파우더리한 플로럴이 폭신한 조화를 이룬다. 달큰하게 녹아드는 바닐라, 그리고 고소하고 뭉글뭉글한 코코넛 향까지. 포근하고 편안한 향기들로 가득 채웠다.

 오늘의 향수는 휴식과 위로가 필요할때 감상할 수 있는 향기가 되기를 바라며 만들었다. 연녹색의 옅은 향이 상아빛으로, 그리고 따스한 갈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목은 "위로가 되어줄게".


오늘 나는 나를 위한 우울대비용 향수를 직접 만들었지만, 평소에는 L'air du temps의 포근함 속으로 도피하곤 했다. 날개달린 천사가 등장하는 광고이미지처럼 부드럽고, 깨끗하고 클래식하면서 어딘가 성스러운 향기다. 오래되었지만 그만큼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침대맡에 살짝 뿌리고 나서 이불을 덮으면 평소보다 더 푹신해진 듯한 착각도 든다. 

슬플때 위로가 되어주는 음악을 듣듯이, 많은 사람들이 향기에서도 위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향은 기억과 강하게 연결되는 감각이라고 한다. 각자에게 좋은 기억을 가져다주는 향기를 비상용으로 구비해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우울한날에 듣는 음악, 사랑에 빠지고 싶을 때 듣는 음악 등등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처럼, 향기리스트를 짜보는 것도 의미있을것 같다. 발랄한 기운이 필요할 때 뿌리는 향기, 차분한 집중을 위한 향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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